지난 포스트에서 말했다시피 난 컴퓨터와 관련된 새로운 주변기기를 살 경우, 뭔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에는 어떻게든 해결해서 사용해오곤 했는데, 이런 때는 대개 PC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이거나 혹은 운영체제나 해당 제품의 펌웨어 관련 문제일 경우에 해당한다. 이런 문제들은 그나마 한 두 시간을 들여 붙잡고 씨름하다보면 어떻게든 해결을 해서 잘 사용하기라도 한다. 그러나 내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제품이나 애초에 펌웨어 혹은 설치할 소프트웨어가 없어서 부딪칠 운영체제가 없는 기기들은 나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간혹 있다.
대개의 경우 PC에 연결하는 주변기기들은 관련된 소프트웨어나 드라이버를 설치하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도 간혹 있기 마련이다. 바로 며칠 전 구입한 마이크의 경우가 그렇다.
새드개그맨님의 팟캐스팅을 듣고 필이 확 꽂힌 나머지 기어코 마이크를 구입하고야 말았던 것이지. 나도 옥션에서 보았고, 새드개그맨님도 추천을 한 제품을 구입했는데, 문제는 노트북에 연결을 해보니 엄청난 잡음이 낀 것에 있었다. 마이크만 연결을 하고, 마이크의 전원을 켜지도 않았는데도(구입한 제품은 마이크에 별도의 전원이 장착된 제품) 불구하고 원천적인 잡음이 발생했다. 이건 마이크의 문제라기보다 노트북 자체의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는거지.
해서 어쩔 수 없이 TV의 용도로 사용하는 데스크탑에 연결을 해봤는데, 첫 날은 -우여곡절 끝에- 녹음을 해서 잡음이 덜 나는 경우를 찾아내는 데에는 성공했다. 다만 마이크 증폭 기능을 사용할 경우에는 여전히 잡음이 엄청나게 낀다는 것이 문제이긴 했지만서도. 그나마 잡음을 해결하면 소리가 작게 녹음되는 건 여전했는데, 끝까지 붙들고 있어보자니 다음날 출근의 압박이 밀려와 일단 포기. 그러나 누워서 세 시간 가까이 뒤척이다가 잠들었으니.. 차라리 더 붙들고 늘어져 볼 것을.
오늘. 퇴근. 홍대에서 친구들과 만나 가볍게 한 잔 걸친 후 귀가. 다시 노트북에 시험삼아 연결을 해보았더니. 이건 어제의 두 배 쯤의 잡음이 들려온다. 아니, 이런 뭐같은 경우가. 일단 케이블을 빼서 다시 데스크탑에 연결. 그랬더니 오늘은 녹음조차 안된다. 녹음기를 켜고 녹음을 시도해도 아무런 소리도 녹음되지 않으니, 이건 사운드카드의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
마이크가 문제인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비록 출력이 약하긴 했으나, 어쨌든 어제는 잡음 없이 녹음하는 데까지는 성공했거든.
답은 내가 사용하는 두 대의 PC에 포함된 사운드카드. 이번 기회에 사운드카드까지 지른다? 그건 말도 안된다.
결국 해당 마이크는 반품 처리하기로 마음을 먹고 판매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러고나서 조용히 자면 되는데, 내가 또 그런 성질이 못된다. 팟캐스팅을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하다못해 2000원짜리 마이크라도 사서 한 번이라도 방송을 내보내야 직성이 풀린다는 걸 나 스스로 너무나 잘 안다. 오늘 오후 회사에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던 중 같이 일하는 분이 'USB헤드셋이 있다'는 거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차장님 한 분이 사용하는 제품이 바로 USB 헤드셋이며, 마이크도 같이 달려있는 제품이었다. USB로 소리를 듣고, 집어넣기까지 한다? 말로만 들었을 때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했으나, 눈 앞에 제품이 있는데야 뭐.
바로 Ctrl+T. 옥션으로 또 다시 이동. 검색. 마이크. 검색결과에서 다시 검색. 로지텍.
오호라. 파는구나. USB로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에 사운드카드도 필요 없다는구나. 이런 세상에. 사운드카드가 필요 없으니 애초에 사운드카드나 메인보드 혹은 PC 내부에서 발생하는 잡음이 전혀 없다는구나. 이런 세상에.
바로 구매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흠. 잠시만. 지마켓에는 얼마나?
결론은.
옥션에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제품을 옥션보다 대략 만 원쯤 저렴한 가격에 지마켓에서 팔고 있는 것을 발견. 질렀다. 이 제품이 도착하면 내 '지름 역사'상 최초로 제품 포장부터 내부, 구성품, 설치 과정, 사용 후기 등을 자세하게 -라고 말은 하지만, 글쎄-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이런 난리를 쳤는데, 막상 뭔 내용으로 팟캐스팅을 하려는지 나도 궁금타.
덧; 사실은, 어제 마이크를 연결한 직후 녹음을 했다. 생각해둔 내용이 하나 있어 무턱대고 녹음을 시작했는데, 혼자 마이크에 대고 혼잣말을 하다보니 어느새 10분이 훌쩍 넘어가버렸더라. 나 스스로도 놀라웠다. 10분이나! 더 놀라운 것은 내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로 계속 가지를 쳐서 마구 떠들고 있더라는 것. 미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