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를 떠나며.

아니 이 무슨 짓인지, 여행을 그렇게 가고 싶어도 몸은 꼼짝도 못하는데 블로그는 벌써 몇 번째인가. 네이버를 박차고 나와 이글루스를 택해서 좀 개겨보려고 했는데...

차. 저속한 언어나 대사를 지나치게 남용하는 것

위는 이글루스의 '강화된 내부 정책'에 포함된 항목이다. 물론 이글루스에서는 '성인물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 난 거기에 한정지어 생각하지 않는다. 이글루스가 밝힌 내부 정책과 그 QnA에서도 명시했다시피 '성인물' 혹은 '음란물'에 대한 기준은 지극히 모호하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이글루스가 이런 정책을 가지고 있다면, 이것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난 내 블로그에서 '지금은' 남자나 여자가 알몸을 드러낸 사진 혹은 동영상을 실을 생각이 없지만, 앞으로는 모른다. (크하) 아울러 '지금은' 내 블로그에서 욕설이나 '저속한 언어'를 쓰지 않지만 이 역시 앞으로는 모른다. 씨발. (옴마)

이글루스로 옮기기 전에 태터툴즈를 써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고, 호스팅 회사에 얼마간 돈을 지불하는 것이 부담이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괜히 태터툴즈를 설치했다가 스킨이다 뭐다 혼자 설레발치기 시작할 내 자신이 겁나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 뿐이다. 더우기 내가 즐겨 가던 블로그인 '생각이 없는 블로그'가 이글루스에 있었기에 'SK컴즈에 인수된 뒤 나타날 변화에 대해 우려하는' 많은 이글루스 블로거들의 글을 보았음에도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개설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생각이 없는 블로그' 레진님은 떠났다. 자의인지 타의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번을 계기로 그냥 내가 돈 얼마 내고 독립된 공간으로 가려한다. 더 이상 RSS주소도 변경되지 않고, 포스트 주소도 변경되지 않고, 내가 다른 곳에 걸어놓은 트랙백을 누른 사람이 실망하지 않도록. 더 시간이 지나 돌이키기 힘든 순간이 오기 전에. 네이버처럼 몇 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네이버 블로그를 닫는 데에도 대략 몇 주일이 걸렸다. 포스트를 백업할 것은 하고, 옮길 것은 옮기느라.
아마 이번에도 1, 2주의 시간은 걸릴 듯 하다. 다만 네이버처럼 완전히 폐쇄할 수는 없다. 내가 다른 곳에 걸어놓은 트랙백을 타고 들어온 분에게 '존재하지 않는 블로그'라는 메시지를 보여드릴 순 없다. 포스트는 가려서 옮기고 대신 모두 댓글과 트랙백 금지를 걸어두고 떠날 생각이다. 이글루스에서 내 회원 계정을 강제로 없애지 않는 이상은 남아있겠지.

새로운 블로그의 주소는 http://www.ThinkOfWeb.net 이다.

그동안 이글루스에 있는 변변찮은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검색엔진에서 '야설'을 검색해서 들어오신 분들께. 혹시 옮겨간 블로그를 새로 RSS 목록에 추가하실 분들은 앞으로 당분간은 예전 포스트가 다시 한 번 발행되는 것을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by mindfree | 2007/11/29 23:24 | 덧글(6)

Commented by 순찰자 at 2007/11/30 08:46
이렇게 가시는군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는 것으로 이 사태에 대한 항의 표시를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불성실한 포스팅이었지만 저두 조만간 정리를 할 예정입니다.네이버에서 떠나오면서 나름 준비되었다고 생각했으나 그러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엔 쉬는 기간이 좀 길어질것 같군요.

새로운 곳에서 번창하시길.흐흐.
Commented by 빠뿡이 at 2007/11/30 09:18
레진사마의 후폭풍이 지속적으로 예상되네요
새로운 거쳐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는 그 곳에서 뵙도록 하지요
Commented by mindfree at 2007/11/30 09:33
순찰자/ 너처럼 읽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예전엔 꽤나 자주 쓰는 것도 즐기던 사람이 블로깅은 잘 안하는 것은 왜일까?
Commented by mindfree at 2007/11/30 09:36
빠뿡이님/ SK컴즈가 이글루스를 인수했을 때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글루스의 회원 이탈은 생각보다 아주 작았지요. 그건 블로그의 특성 때문이라 봅니다. 단순히 '계정'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이번에도 일부 독립해서 나가는 블로거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 수가 많지 않을거라고 예상합니다. 오히려 이글루스 바깥에 있는 블로거들이 이글루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는 계기가 되겠지요.
Commented by rince at 2007/11/30 11:53
둥지를 옮기시기로 하셨군요.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신다하니 축하를 드려야하는건지 ^^;;

방명록에 남겨주신 글에 늦게나마 댓글을 남겼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해요! 아쉬움이 큽니다...
Commented by mindfree at 2007/11/30 11:58
rince님/ 안써도 될 돈을 쓰고 있으니 딱히 축하받기도 애매하지요. ^^; 시간이 안되시니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나중에 다른 기회가 있을 때 꼭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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