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변기기 증후군

나에게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다.

컴퓨터를 사용한지 10년이 훌쩍 넘어가고, -지금은 아니지만- 초창기에는 조립PC 판매점에서 컴퓨터를 팔거나 AS를 했을만큼 나름 PC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데에도 자신이 있었다. 오히려 윈도우 2000 즈음부터 컴퓨터와 관련된 지식이 급격히 하락해서 지금은 그냥 평범한 사용자 수준이 되긴 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컴퓨터를 새로 구입하거나 주변기기를 새로 구입하면 십중 팔구는 말썽이 생긴다. 지금 사용하는 데스크탑만 해도 조립이 정상적으로 되었음에도 이유 없이 컴퓨터가 다운되고, 마우스나 키보드 작동이 중단되는 문제가 생겨 초반에 꽤 고생했다. 구입 3일만에 메인보드를 교체하고 나서도 계속되던 문제는 몇 달 전에 다른 회사의 메인보드(원래 것의 절반 가격도 안되는 제품이다)로 교체하고 나서야 해결됐다.

얼마전에 모니터를 교체하고 나서는 제 해상도가 나오지 않아 한참 난리치기도 했다. 몇 시간이 지난 후에야 메인보드를 교체하면서 원래 사용하던 비디오카드를 떼어내고, 메인보드에 달린 비디오카드를 쓰기 시작했다는 게 기억이 났지.

어제 무선 인터넷 공유기와 TV수신카드(외장형)을 받아 집으로 가져왔는데, 또 말썽이 생겼다. TV카드는 연결하고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순간 바로 작동이 되어 문제가 없었으나, 인터넷 공유기 때문에 한바탕 난리를 쳤다. 공유기의 비스타 대응이 제대로 안되어 있어서 발생한 문제. 어제 저녁에 두 시간, 오늘 한 시간 가량을 공유기를 붙잡고 씨름한 끝에 결국 해결했다.

문제는 해결됐으나 어제 저녁 퇴근길에 용산에 들러 추가로 구입한 USB 무선 어댑터는 전혀 쓸모 없는 물건이 됐으니 속은 쓰리다. 왜 쓸모 없는 물건이 됐느냐. 멍청하게도 무선 인터넷 공유기에도 랜선이 하나 딸려있다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거다. 그냥 노트북은 무선으로 쓰고, 데스크탑은 랜선을 연결해서 쓰면 간단할 것을 기어이 무선 어댑터를 구입하고 말았다. 이왕 산 것 안 쓸 수는 없어서 데스크탑에 연결해서 쓰고 있다. 문제는 용산에 들렀음에도 정작 필요한 마우스는 안 샀다는 것. 좀 전에 일어나 숙취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집 근처 하이루마트에 가서 하나 사 왔다. 집 구석에 돌아다니던 MS 무선 마우스(심지어 볼! 마우스다)는 오래 동안 쳐박아뒀더니 작동도 안된다.

그나저나 내다 버리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처리해야할 17인치 CRT 모니터(얘는 그나마 평면)와 24인치 뽈록! TV는 여전히 방 한 켠에 놓여져 있다. 24인치 TV는 앞 면에 'Goldstar'가 당당히 박힌, 20년이 다 되어가는 제품이다. 색상 변화 하나 없이 너무나 잘 작동하는터라 그냥 내다버리기도 아깝고. 혹시 '작동만 되면 되는' TV 필요하신 분이 있으시면 가져가세요. 그러고보니 두 제품이 뿌리가 같네. 모니터는 LG, TV는 금성. 흠.

이제 컴퓨터와 관련된 제품 구매는 삼가해야겠다. 뭐 좀 지르면 몇 시간 고생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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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free | 2007/09/29 17:18 | 트랙백 | 핑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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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포스트에서 말했다시피 난 컴퓨터와 관련된 새로운 주변기기를 살 경우, 뭔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에는 어떻게든 해결해서 사용해오곤 했는데,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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