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집에서 인터넷 쓰시죠?

케이블 채널에서 '스팸'전화의 피해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 있다. 물론 나도 스팸 전화를 꾸준히 받고 있지만 티비에서 피해 사례를 얘기하는 사람들만큼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까진 아니라는 얘기지. 난 집에 유선전화가 없기 때문에 그나마 좀 덜한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스팸 전화를 끊는 방법은 이렇다.

1.
텔레마케터: 고객님, 집에서 인터넷 쓰시죠?
나 : 아뇨. 집에서는 인터넷 안하는데요.
텔레마케터 : .... 아... 네..
나 : 그럼. (딸깍)

텔레마케터가 '요즘 집에서 인터넷 안쓰는 사람이 어딨냐'고 따지면 뭐라고 할거냐고? 안따진다. 텔레마케터가 정말 순발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무언가 다른 대처를 할 수도 있겠다만, 다행히 아직은 그런 사람은 못 만났다. 고객 응대 매뉴얼에도 이런 대답에 응하는 답변은 안나와있나보다, 아직은.

2.
텔레마케터 : 고객님 하나로 통신 쓰시죠? 저희 아싸리 정보통신에서는...

텔레마케터가 내 개인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다. 이럴 때도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집에서 인터넷 안하는데요'다. 그래도 아무 상관 없지만, 난 그 수준까지는 못된다고 스스로 판단이 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저희 정보통신에서는...' 사이를 치고 들어가는거다.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의 말 -비록 끔찍히 싫어하는 스팸전화라해도- 허리를 팍 짜르고 들어가는 걸 꺼려한다. 그러나, 그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대개의 텔레마케터들은 전화받는 사람이 말을 꺼내거나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이 말을 잇도록 교육받는다. 그렇다면 우린 말허리를 과감히 잘라서 들어가는 방법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텔레마케터 : 고객님 하나로 통신 쓰시죠? 저희 아싸리 정보통신에서는
나 : 수고하세요. (딸깍)

이 방법은 거의 모든 스팸전화에 대처가 가능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텔레마케터 : 안녕하세요 고객님, 저희는 강원도 감자밭 콘도를 운영하는....
나 : 난 콘도에서 안잡니다. (딸깍)

3.
이것이 반복되다보니, 나도 스킬이 늘었다.

텔레마케터 : 안녕하세요, 고객님. 어쩌리통신
나 : (딸깍)

처음엔 잘 안된다. 반복! 반복!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 몇 초간 이 전화가 스팸 전화인가 아니면 정말 내가 이용하는 서비스의 상담원이 본사에서 공식 업무로 행하는 전화인가를 파악한 뒤, 스팸이다 판단되면 그냥 끊는 연습을 하자.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 대꾸 없이 그냥 끊는거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렇게는 잘 안된다. 그러니 1번 방법을 연습하라.

텔레마케터 : 고객님, KT통신...
나 : 집에 전화 없습니다.

내가 받은 전화가 집 전화라 해도 그냥 무시한다. 어이 없어진 텔레마케터가 대답할 말을 찾는 동안 가볍게 '수고하세요' 하고 끊어주면 된다.

텔레마케터 : 홍길동 고객님, 하나로 통신 쓰시지요? 저희 아싸리 통신에서는
나 : 저 홍길동 아닌데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예상치 못한 내 대답에 놀란 텔레마케터는 더 이상 쉽게 말을 잇지 못한다. 경험상 그렇다.
텔레마케터들도 나름대로 애환이 있으리라. 근데, 나도 무지하게 애환 많은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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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free | 2007/06/13 20:38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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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순찰자 at 2007/06/14 08:51
'수고하세요'하고 끊어주는걸 연습해봐야겠군요. 크크.
Commented by mindfree at 2007/06/14 13:09
가장 편한 방법은 그냥 끊는 것.
Commented by 푸른하늘 at 2007/06/25 20:41
역시 연습 또 연습이군요. ^^;
Commented by mindfree at 2007/06/26 09:43
푸른하늘님/ 그렇습니다! 오직 반복과 반복만이 우리의 삶을 편하게... -_-;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7/06/26 23:46
좋은 방법입니다. / 종종 스팸성 전화를 받는데... 심한 경우에는 몇십분을 붙들고 있었던 경험이 있는지라......
Commented by mindfree at 2007/06/26 23:49
organizer님/ 몇 십분까지! 제가 스팸전화를 처음 받은게 첫 직장에서였는데, 내셔널 지오그래픽 구독하라는 전화였지요. 그런 전화를 난생 처음 받아봐서 대략 10분간 통화를 한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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